회사 임원 한 분이 작년에 임금피크제 들어가기 전에 저한테 물어보셨어요. "퇴직금 그냥 DB로 두면 되지 않을까?" 큰 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셨던 거죠.
근데 임금피크제 적용되면 임금이 30~40%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에요. DB형은 마지막 3개월 평균임금 기준이라, 임금피크제 후에 퇴직하면 그 줄어든 임금으로 퇴직금이 계산돼요. 30년 근속에 임금피크 전 월 700만원 받던 분이 500만원으로 줄어든 상태로 퇴직하면, 단순 계산만 해도 6,000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DB와 DC 사이의 선택은 정말 1,000만원 단위가 왔다 갔다 하는 결정이에요. 그런데 회사에서 알아서 알려주지 않아요. 본인이 미리 알고 결정해야 됩니다.
오늘은 인사팀에서 퇴직연금 전환 케이스 처리해본 입장에서, DB와 DC 중 어느 쪽이 손해 안 보는지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 공식 자료 기반으로 정리해드릴게요.
DB vs DC 결정 공식 한 줄
한국투자증권 공식 안내에 따르면 DB와 DC 선택은 단 하나의 공식으로 판단할 수 있어요.
- 임금 상승률 > 운용 수익률 → DB가 유리
- 임금 상승률 < 운용 수익률 → DC가 유리
- 임금 상승률 = 운용 수익률 → 결과 동일
2026년 기준 대기업 평균 임금 인상률은 연 3~4% 수준이에요. 디폴트옵션 안정형 평균 수익률은 약 2.6%. 즉 운용 안 하고 방치하면 DB가 거의 항상 유리해요. 반면 적극투자형은 일부 증권사 기준 연 14~17% 수익률도 나와서, 운용만 잘 하면 DC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실전 포인트 — 내가 직접 운용할 자신이 있으면 DC, 회사에 맡기고 신경 안 쓰고 싶으면 DB. 결정의 핵심은 "내가 굴릴 거냐 아니냐"예요.
알아둬야 할 용어 3가지
DB와 DC 이해를 위해 헷갈리는 용어 3개를 짧게 정리할게요.
DB형(확정급여형) — Defined Benefit. 퇴직 시점에 받을 금액이 정해진 제도예요. 회사가 적립금을 굴리고, 퇴직 시점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로 확정 금액을 받아요. 운용 손익은 회사 책임이에요.
DC형(확정기여형) — Defined Contribution. 회사가 매년 기여(납입)할 금액이 정해진 제도예요. 회사가 연 임금총액의 1/12을 매년 근로자 계좌에 입금하고, 그다음부터는 근로자가 직접 운용해요. 운용 손익은 본인 책임이에요.
IRP(개인형 퇴직연금) — Individual Retirement Plan. 회사 단위가 아닌 개인 계좌예요. 퇴사 시 받은 퇴직금을 IRP로 옮기면 본인이 직접 운용하고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요. 재직 중에도 연간 최대 1,800만원까지 추가 납입 가능합니다.
DB와 DC 한눈에 비교
| 구분 | DB형 (확정급여형) | DC형 (확정기여형) |
|---|---|---|
| 운용 주체 | 회사 | 근로자 본인 |
| 운용 손익 | 회사 부담 | 본인 부담 |
| 산정 기준 | 마지막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 | 매년 입금된 부담금 + 운용수익 |
| 디폴트옵션 | 적용 X | 적용 O |
| 임금피크제 영향 | 직격탄 (손해 가능) | 영향 없음 |
| 위험자산 한도 | 해당 없음 | 적립금의 70% |
| 역방향 전환 | DB → DC 조건부 가능 | DC → DB 원천 불가 |
DB가 유리한 사람
- 임금 인상률이 매년 꾸준한 회사 — 대기업·공공기관 등 안정적 임금 상승
- 운용에 자신 없거나 신경 쓸 시간 없는 사람 — 회사가 알아서 운용
- 임금피크제 적용 안 받고 정규직 끝까지 갈 예정
- 장기근속자 — 근속연수가 길수록 평균임금 × 근속연수 효과 큼
토스뱅크 안내에 따르면 주로 대기업·제조업·장기근속 근로자들이 DB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요.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DB가 정답입니다.
DC가 유리한 사람
- 임금피크제·정년퇴직 앞두고 임금 줄어들 가능성 있는 사람 ⭐ 가장 중요
- 임금 인상률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회사
- 본인이 직접 운용해서 수익률 올릴 자신 있는 사람
- 회사가 부도 위험 있는 중소기업 (DB는 회사 부도 시 적립금 부족 위험)
- 이직이 잦은 단기 근속자
특히 임금피크제 5년 전이 DC 전환의 골든타임이에요. 임금이 줄어들기 전 시점의 임금 기준으로 적립금이 DC 계좌로 옮겨지기 때문에, 그 이후 임금이 줄어도 영향이 없어요.
DB의 진짜 함정 — 마지막 3개월이 모든 걸 결정
DB형의 가장 큰 함정은 마지막 3개월 평균임금이 모든 걸 결정한다는 점이에요. 30년 근속해도 그 줄어든 임금 기준으로 퇴직금이 계산돼요.
가장 흔한 사례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 임금피크제 적용. 정년 5년 전부터 임금이 30~40%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 상태로 퇴직하면 퇴직금도 그 비율대로 줄어요. 30년 근속에 임금피크 전 월 700만원 받던 분이 500만원으로 줄어든 상태로 퇴직하면, 700만 × 30 = 2.1억원이 아니라 500만 × 30 = 1.5억원으로 계산돼요. 6,000만원 차이입니다.
둘째, 무급 휴직·병가. 퇴사 직전 3개월 안에 무급 휴직 들어가면 평균임금 자체가 낮아져요. 가족 간병·치료 사유 같은 경우 DC라면 영향 없는데 DB는 직격탄이에요.
대응법은 임금피크제 적용 전에 DC로 전환하는 거예요. 다만 DC → DB 역방향 전환은 법으로 원천 불가예요. 한 번 DC로 가면 다시 못 돌아옵니다.
DC로 바꿔다 방치하면 — 디폴트옵션의 함정
DC로 전환했다고 다 끝난 게 아니에요. 운용을 안 하면 디폴트옵션이 자동 적용됩니다.
2023년 7월 도입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방법)은 DC·IRP 가입자가 2주 이상 운용지시 안 하면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제도예요. 위험도에 따라 4단계(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가 있어요.
문제는 금감원 공시 기준 2025년 말 DC·IRP 가입자의 79.4%가 안정형(원리금보장형)에 적립금을 방치하고 있다는 거예요. 안정형 평균 수익률은 연 2.63%. 임금 상승률에도 못 미쳐서, 결과적으로는 DB로 그냥 둔 것보다 손해예요.
반면 적극투자형은 일부 증권사 기준 연 14~17% 수익률이 나와요. 같은 DC인데 운용 방식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10배까지 벌어집니다.
DC 전환 후 해야 할 일은 두 가지예요.
첫째, 위험자산 비중 결정. DC·IRP는 적립금의 최대 70%까지 위험자산(주식형 ETF·펀드 등) 가능. 안전자산 30%는 의무예요. 채권혼합형 ETF(TRF3070 같은)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 내부적으로 주식 30%를 담아서, 실질 주식 비중을 합법적으로 높이는 방법으로 쓰여요.
둘째, 디폴트옵션 지정. 본인 투자 성향에 맞게 4단계 중 하나 선택. 적극적으로 운용 안 할 거면 중위험(중립투자형) 이상이 무난해요.
DB → DC 전환 절차
전환 가능한 조건은 두 가지예요.
첫째, 회사가 DB·DC 복수 제도 도입 + 규약에 전환 허용 명시. 회사가 DB만 운영하는 경우엔 전환 불가능해요. 인사팀에 "우리 회사 퇴직연금 규약에 DB→DC 전환 조항이 있나요?"라고 한 줄 물어보면 끝.
둘째, 근로자 과반수 또는 노동조합 과반수 동의. 개인 단독으로는 신청 불가. 단체 동의 절차가 필요해요.
전환 방식도 두 가지 옵션이 있어요.
- 전체 일괄 이전: 과거 적립금 전체를 DC로 옮김
- 신규분만 이전: 과거 적립금은 DB에 유지, 앞으로의 적립금만 DC로
⚠️ 임금피크제 적용 후에는 이미 늦어요. 전환 시점의 퇴직금이 줄어든 임금 기준으로 정산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적용 결정 전에 미리 결정해야 해요. 회사에서 임금피크제 안내 받는 시점이 의사결정 데드라인입니다.
인사팀에서 본 가장 많이 후회하는 케이스
📌 현장 메모
인사팀에서 퇴직연금 케이스를 처리해보면, 가장 많이 후회하는 케이스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 "임금피크제 전에 DC로 바꿨어야 했어요". 임금피크제 1~2년 차에 회사 동기 모임에서 듣고 깨닫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는 이미 늦어요. 임금피크제 도입 결정 회의 시점에 인사팀에 "내 DB → DC 전환 가능한지" 즉시 확인해야 해요.
둘째, "DC 바꾸고 나서 그냥 두니까 DB보다 손해 봤어요". 운용 안 하면 디폴트옵션이 원리금보장 예금으로 자동 배치돼요. 매년 한 번이라도 수익률 점검하고 리밸런싱 해야 DC의 의미가 살아요. 그게 부담스럽다면 TDF(타깃데이트펀드)나 자산배분형 펀드 하나에 묶어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본인 은퇴 시점 기준으로 알아서 비중 조절해주거든요.
본인 가입 유형 확인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무료로 조회 가능해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1. DC로 한 번 전환하면 영원히 DC인가요?
네. DC → DB 역방향 전환은 법으로 원천 금지돼 있어요. 한 번 결정하면 평생 가니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Q2. 임금피크제 들어간 후에 DC로 바꿔도 되나요?
이론상 가능하지만 이미 손해예요. 전환 시점의 줄어든 임금 기준으로 적립금이 DC 계좌로 이전돼요. 임금피크제 적용 결정 전에 미리 결정해야 의미가 있어요.
Q3. DC로 전환 후 운용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2주 이내 운용지시 없으면 디폴트옵션이 자동 적용돼요. 본인이 사전 지정한 상품(보통 원리금보장 예금)으로 굴러가요. 수익률은 연 2~3% 수준이라 임금 인상률에도 못 미칠 수 있어요.
Q4. 중도인출 가능한가요?
DB는 거의 불가능, DC는 일부 사유로 가능해요. 무주택자 주택 구입, 6개월 이상 요양, 파산, 천재지변 등 법으로 정해진 사유에 한해서요.
Q5. 우리 회사가 DB만 운영해요. DC 가입 못 하나요?
네, 회사가 DC 제도 도입 안 한 경우엔 개인 단독으로 DC 가입 못 해요. 다만 퇴사 후 받는 퇴직금을 IRP 계좌로 받으면 본인이 직접 운용 가능해요.
Q6. IRP는 DB·DC 가입자도 따로 만들 수 있나요?
네, 가능해요. 토스뱅크 자료에 따르면 DB·DC 가입자도 IRP 계좌를 추가로 만들어 연간 최대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어요.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고요.
마무리
DB와 DC 선택의 핵심 공식은 단 한 줄이에요.
1) 임금 상승률 > 운용 수익률 = DB 유리
2) 임금 상승률 < 운용 수익률 = DC 유리
3) DC → DB 역방향 전환은 절대 불가능
가장 결정적인 의사결정 시점은 임금피크제 직전이에요. 그때 인사팀에 "DB → DC 전환 가능한지" 한 줄 확인하는 게 1,000만원 단위 손익을 가르는 행동이에요.
DB나 DC 전환 관련 궁금한 점 댓글 남겨주시면 답변드릴게요.
출처
- 한국투자증권 — DB/DC 퇴직급여 비교 가이드
-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 DB형 vs DC형 무엇이 다른가요
- 토스뱅크 — 퇴직연금 DB·DC·IRP 차이
- 금융감독원 — 통합연금포털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디폴트옵션·전환 규정)
📅 마지막 업데이트: 2026.05.25
⚠️ 본 글은 2026년 5월 기준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에요. 개별 회사 규약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회사 인사팀 또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확인을 권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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